중고차 수출 관문 인천항 인프라 열악…수출단지 사업은 표류

인천항 수출 실적은 역대 최대 기록…"근본 대책 마련해야"

 

 

국내 최대 중고차 수출항인 인천항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열악한 배후단지 인프라가 개선되지 않아 업계 종사자들과 인근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3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올해 1∼7월 인천항에서 수출된 중고차는 39만대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인천항의 지난 7월 중고차 수출 물량 6만3천대는 역대 월간 최대치(올해 제외)인 지난해 12월 5만대보다 25% 더 많은 수준이다.

 

전국 중고차 수출량의 80%가량을 처리하는 인천항은 연간 6조원대 규모로 성장한 국내 중고차 수출 시장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업체 주도로 인천에 조성된 중고차 수출단지의 열악한 환경은 개선되지 못한 채 십수 년 동안 방치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 옛 송도유원지 일대에는 민간 중고차 업체 1천600곳(2023년 기준)이 입주했으나 화장실 등 기본 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해외 바이어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보관료를 아끼려고 수출 대기 차량을 인근 도로변이나 무료 공영주차장에 방치하면서 인근 주민·상인들이 피해를 보기도 한다.

 

이에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연수구는 단속·계도 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고차 수출단지의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연수구 관계자는 "중고차 수출 업자 관련 민원 업무를 처리하면서 담당 직원들에게 업무가 과도하게 몰리고 있다"며 "공항에서 인천대교를 타고 올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게 중고차 수출단지이다 보니 도시 이미지 훼손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고차 수출단지의 열악한 인프라를 개선하고 수출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첨단 중고차 수출단지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 사업은 무산 위기에 처한 상태다.

 

IPA에 따르면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자인 카마존은 자기 자본 446억원 추가 조달과 착공 신고를 최종 이행 시한인 지난달 말까지도 완료하지 못했다.

 

IPA는 최종 시한까지도 업체가 증자와 착공 신고 절차를 완료하지 않은 만큼, 앞서 카마존과 체결한 사업추진계약과 전용 사용계약의 해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스마트 오토밸리는 구 남항 배후부지 39만8천㎡(1단계 20만4천㎡)에 총 4천370억원(1단계 2천480억원)을 들여 친환경·최첨단 중고차 수출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박영화 한국중고차수출조합 회장은 "(송도유원지 일대 개발로) 2∼3년 안에 수출 업체들이 자리를 비워줘야 할 상황이 올 것으로 우려된다"며 "지금까지 사업 추진 과정 전반을 돌아보면서 문제점을 짚고 중고차 수출 인프라를 구축할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출처: 연합뉴스